폴아웃 뉴 베가스. 잡설

 여러가지 이유에서 전작을 해본 유저들과 오랜 RPG [혹은 폴아웃] 팬들의 기대를 모은 작품입니다. 판매도 꽤 잘나가고 있다죠. 뭐 장점도 많고 문제점도 많은데 그건 물론 여기서 언급해야죠.

 사실 폴아웃1,2를 해보고 이 게임을 기대하던 게이머들에게 시나리오와 시스템 외적인 요소는 아무래도 좋은 부분일 것입니다만 옵시디언이 전작 엔진 대강 개수해서 만든 이 게임의 디자인적인 구성은 퍽 훌륭한 편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전혀, 정말로 전혀 기대를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감탄하는 일이 많네요. 어디에서든 보이는 베가스 스트립의 빛은 기묘한 안도감과 지금 서있는 장소와 동떨어진 장소에의 경외감 혹은 그 안의 드라마와 관련한 혐오감 등등 여러가지 감정을 맛보게 해주죠. 뭣보다 겨우 사람사는 지역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폴아웃3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제일 초창기 일본식RPG 수준으로 단선형이기 때문에 전체 지도 위에 있는건 퀘스트 받을 마을 두어개랑 적들만 깔린 위험지역뿐이거든요. 일 하나 끝내면 일 준 장소에 돌아가야 할 이유도 전혀 없고. 베가스는 어딜가든 깔린게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 하드코어 모드랑 맞물리면 만들어진 세계 자체에서 사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게임 종료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 추가된 하드코어모드는 게임의 필수요소같은 느낌입니다. 단순히 물 마시고 배 채우고 잠 자고 하는것뿐이지만 그 간단한 행위때문에 이동할때마다 마을 혹은 어딘가에서의 식수보급에 신경써야되고 적당히 잠만 잘 자리도 항상 살펴봐야 되고 길 가다 만나는 동물을 죽여서 고기를 얻고 그걸로 뭐가의 요리를 한다던지 가죽을 무두질해 팔아서 돈을 번다던지 하는 생활감이 나오거든요. 게임 난이도는 그리 올라가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리면서 회복하는 스팀팩도 난전 상황이라면 미리 써두면 되는식이고. 오히려 퍽 전술적으로 재미있는 요소죠.

 그리고 진영 논리가 도입됨으로써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계속해서 팔거리가 생겨서 질리질 않습니다. 진영을 골랐다 해도 그 안에서 계속해서 무언가의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들이 있고. 보통 오래된 집단이란건 파벌을 만들기 마련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배경이 베가스이니만큼 도박을 미니게임으로 즐길수 있게 해놓은것도 재밌는 부분입니다. 썩 괜찮은 효율로 돈을 벌 수 있으니 카지노에서 시간 보내는것도 게임플레이의 요소라 볼 수 있겠네요. 그밖에도 향락적인 부분은 꽤 있습니다. 잘 찾아보면 재밌어요. 여러가지 의미로. 드래곤 퀘스트1의 '어젯밤은 즐겨우셨겠군요' 비슷한 상황도 있고. 을의 역할이 약간 다릅니다만.

 이런 수많은 요소를 집어넣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을테니 기존에 완성된 엔진을 개량해서 써먹은건 필연적인 선택일수도 있습니다만 그 기존의 엔진 자체에 안정성의 문제가 많았던게 이 게임에서도 문제입니다. 그 부분에서 아쉬운건 어쩔 수 없네요. 장소와 장소 사이의 유기적인 연결이라던지 하는건 3에선 없던 요소니 이건 분명 관계없는 부분이죠. 엔진 자체가 불안정한 겁니다. 계속해서 게임이 다운된다던지 하는건 치명적이죠. 옵시디언이 이 게임으로 돈을 번다면 차기작을 낼땐 부디 오리지널 엔진으로 만들어줬으면 싶네요.

 3때 한말을 번복하는 꼴이 되겠습니다만 뭐 그부분은 찌르지 말아주세요. 저도 폴아웃3 한참 할땐 그 게임이 그리 단선형인지 몰랐단 말이죠. ... 뭐 어쨌건 좋은 게임입니다. 북미식RPG를 즐기는 분에게 추천. 1인칭 슈팅 즐기는 분께도 추천. 그냥 게임 좋아하는 분께도 추천.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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